끊이지 않는 구미시 유해화학물질 사고! ‘주민 알권리 중심의 화학물질사고 대응체계 마련 시급’

김도형 0 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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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한국전자) 전경(사진 구미YMCA 촬영)

 
시민불안 해소할 수 있는 화학사고 대응체계 구축마련 시급해
지역 내 화학물질 이력에 대한 정보공개 필요해
사고발생시 주민행동요령에 대한 적극적 안내와 사고상황에 대한 정보공개 필요
주민참여형 ‘화학물질관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해야‘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 특별법’ 제정 필요

 

(전국= KTN) 김도형 기자= 21일 새벽 21일 오전 1시 47분경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KEC 구미사업장에서 유해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TCS)'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경상북도청에서는 당일 오전 2시 43분경 안전안내 문자를 발생해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으며, 구미시청은 오전 3시 10분경 안전문자를 발송해 창문을 닫고 실내대피하라고 알렸다.

 

 KEC구미사업장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지역시민단체인 구미YMCA에서는 ‘주민 알권리 중심의 화학물질사고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미YMCA 성명서 전문>

7월 21일 새벽, (주)KEC 구미사업장에서 발생한 트리클로로실란(tcs) 누출사고로 인해 구미시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8년전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사고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던 기억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피해가 컸었던 불산누출사고는 이후 대한민국 화학사고대응체계를 다시 정비하는 계기가 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수천세대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사고, 주민들은 상시적 불안에 노출
이번 (주)KEC 구미사업장(공단동)에서 발생한 트리클로로시란 유출사고는 유해화학물질취급 사업장의 관리와 유해화학물질 사고발생 전·후 지차체의 대응체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 반경 1Km 주변에는 5천세대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4개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경찰서, 쇼핑센터 등 구미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주거, 행정, 교육시설의 중심지이다.

주민들 알권리 중심의 화학물질 사고대응대체 마련 절실
이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사고로 비록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규모는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구미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발생경위와 사고대응체계를 주민들의 입장에서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2년전 구미와 칠곡 경계지역에서 발생한 에프원케미컬 화학물질 누출사고 당시에도 주민대피와 관련된 정보제공 없이 단순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어디로 대피하냐고 직접 시청에 항의를 하는 등 관계기관의 대응은 미숙했다.

화학사고발생시 주민행동요령 적극적 홍보 필요해
이번 (주)KEC 구미사업장 사고시에도 사고 발생 1시간 이상이나 지난 시점에서 경상북도 상황실에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바랍니다’는 문자발송이 이루어졌다. 비록 다시 26분이후에 구미시 당직실에서 ‘인근주민들께서는 창문닫고 실내대피 바랍니다.’는 문자를 발송했지만, 불사사고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은 누출되었다는 ‘트리클로로실란’이 어떤 물질인지, 어느 지역까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없어 늦은 새벽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와는 달리 군산시, 여수시 등은 직접 제작한 홍보물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화학사고시 실내, 실외 대피요령 등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화학물질사고 대비는 그들만의 리그, 주민들은 몰라, 지역 내 화학물질 정보 공개해야
구미시는 불산사고 이후, 화학물질사고 대응에 관한 자체 매뉴얼을 만들고 이에 대비하고 있으며, 화학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모의훈련 등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나름의 대비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을지는 모르나, 대응 매뉴얼은 공무원들만을 위한 것인지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위험한 화학물질이 내 주변 어디에 있는지, 만약 사고가 나면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대응 매뉴얼도 내부용이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야생 동·식물, 쓰레기문제 다루는 환경정책위원회에서 유해화학사고 대응정책 심의하는 구미시
현재 구미시는 유해화학사고 등을 다루는 별도의 위원회가 없다. 지구온난화, 자원재활용 정책 등을 심의하는 구미시환경정책위원회에서 한 꼭지로 다루고 있을 뿐, 그동안 지역시민단체와 외부전문가들이 수차례 요구했던 ‘화학물질관리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부서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환경부 화학사고 지역대비체계 구축 사업에 선정되어 받은 전문가 컨설팅에서도 수원시 화학사고관리위원회 등 타 지자체 사례 등을 제시하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전문가들이 거듭 요구했지만, 구미시는 불필요하다며 거부했다.

'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필요
8년전 휴브글로벌 불산누출사고는 취급부주의와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고, 2년전 에프원케미컬 화학물질누출사고는 노후화된 설비가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였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주)KEC 구미사업장 또한 1970년에 공단이 조성된 시점에 설립된 공장으로 올해로 50년이 되었다. 노후화된 공단에 속한 공장들은 각종 규제 이전에 지어져서 주택 등 근린시설들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더욱더 철저히 안전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의 제정으로 노동자들과 인근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발생원인과 대응절차의 문제점 철저히 조사하고 향후 대비해야
경상북도, 구미시 등은 이번 KEC 누출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고 이후의 대응에 있어 매뉴얼을 준수하였는지, 아울러 사고 이전 또한 대응체계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를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시민의 생명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가치임은 부연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2020. 11. 09
건.생.지.사(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 구미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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