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권, 마사회․농어촌공사 구내식당 위탁 운영체계 바꿔야
aT, 2016년부터 직영전환 지역 식재료 사용으로 큰 호응
(전국= KTN) 김도형 기자= 한국마사회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구내식당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로컬푸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대표적인 농업관련 공기업들이 정작 우리 농산물 소비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한국마사회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 운영을 위탁하면서 식재료의 원산지 관리와 로컬푸드 이용에 있어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에게 제출된 국감자료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하루 평균 400명이 이용하는 구내식당 운영을 점심 급식단가 4,000원을 기준으로 풀무원푸드앤컬처에 위탁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하루에 210명에게 3,500원짜리 점심을 공급하는 구내식당을 사내 새마을금고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마찬가지로 풀무원푸드앤컬처에 구내식당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는 한국농어촌공사보다 1,000원 비싼 5,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구내식당 운영을 풀무원푸드앤컬처에 위탁해 오다 2016년부터 직영체제로 전환해 영양사와 조리사 7명을 고용하고, 직접 식재료를 관리하며 지역산 농산물을 이용해서 직원들과 주민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앞서 김현권 의원은 지난 8일 국감에서 농협중앙회, 농협은행 등 15개 농협 관계사들이 구내식당 연간 급식 지출액 43억원 가운데 11억원 어치를 신세계푸드,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외식 대기업들에게 위탁하고 있다면서, 이는 2개마을 109농가의 농업소득액과 맞먹는 규모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외식 대기업들은 인건비를 지급하고 이윤도 확보해야 하니 질좋은 식재료 보다는 값싼 외국산 식재료를 쓸 수 밖에 없다”면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식재료를 일괄 구입하다보니 가까운 지역산 이용은 힘들기 때문에서 위탁운영으로는 로컬푸드 이용한 질좋은 식재료 사용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3,500원이란 낮은 급식단가로는 급식의 질을 개선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마사회는 구내식당을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급식단가도 최소한 4,000원 이상으로 드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국내 600여개 공공기관 및 공기업 급식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있는 김 의원은 “대다수 정부·지자체·공공기관들이 질좋은 먹거리를 조리해서 공급할 수 없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문제를 10년이상 방치하고 있다”며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구내식당의 직영체계 전환 ▲4,000원 이상으로 급식단가 인상 ▲영양사, 조리사 등 인력 확보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식재료 납품업체를 농축협 등으로 제한할 정도로 철저하게 식재료 원산지 관리를 하고 있는 군대급식의 국산 농축산물 사용비율이 70% 정도”라면서 “직영체계로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으면 사실상 식재료의 원산지를 관리할 수 없다. 구내식당 운영을 위탁한 경우, 외국산 축산물을 쓴다면서도 국산 80%이상이라고 표기한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다수 구내식당에서 국내 식품공장에서 생산한 가공식품을 국산으로 분류하는데, 중국산 콩으로 국내에서 만든 된장을 국산으로 봐야 하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급식이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몇 안되는 기관으로 농촌진흥청,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국토관리청 등을 꼽았다. 우선 농진청은 4,000원이 넘는 급식단가에다, 식당 운영인력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특히 국산 위주의 식재료 조달 체계를 통해서 양질의 급식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몇 년전 직원들의 동의를 구해서 급식비를 급여에 포함시켜 지불하지 않고 회사 급식비에다 자체 예산을 더해서 직영체계로 양질의 급식을 공급해서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국토관리청은 보기 드물게 LH공사와 유사한 직영체계 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급식을 중심으로 한 국가단위 푸드플랜을 실천하기 위해선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로컬푸드의 외식사업 진출과 공공급식의 직영체계 전환이 절실하다. 국내 식자재유통시장 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 5개 업체가 16%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2만여개 중소업체가 나눠갖고 있다.
국내 식자재유통시장에선 상위 10개 기업이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과 같은 산업 고도화가 이뤄지진 않았다. 아직도 시장 진입의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판매농협을 외치고 있는 농협이 지역 생산자들과 경쟁하며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에 몰두하기 보다 외식기업들과의 합작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농협 경제사업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우리나라 생산자단체 급식은 학교급식으로만 제한돼 있다. 정부․공공기관․공기업의 구매식당 대부분은 위탁운영되고 있으며 급식단가 또한 낮은 실정”이라며 “구미시는 공단급식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외식기업들이 독차지 하고 있는 공공 급식시장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공기업이나 기관․단체들이 스스로 구내식당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농협을 비롯한 생산자단체들이 정부․공기업 급식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로컬푸드 직매장 1개의 지역경제파급효과가 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돼, 실제로 로컬푸드가 지역경제에 적잖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7월 마무리한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실태 등 조사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로컬푸드직매장 111개소를 상대로 조사해본 결과, 농가정산금액 1,809억원, 농가소득 증가효과 326억6,600만원, 그리고 지역내 소비증가액 78억4,400만원, 일자리 창출효과 13억6,910억원(매장당 5.2명)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2,350억원에 달했다.
또 로컬푸드직매장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민 4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직매장에 참여하기 전보다 연평균 매출액이 796만원 늘어난 4,266만원으로 조사됐다. 농가만족도는 직매장 참여이후 85.8%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당초 기대한 것보다 7.8% 더 높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42개소의 매출액은 2016년 평균 20억9,200만원에서 2018년 21억7,600만원으로 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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