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소비: 가계의 소비바스켓과 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인 영향을 중심으로

(전국= KTN) 김도형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 경제모형실 모형전망팀이 공동으로 발표한 최근 보고서(2024.5.27.)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속된 고물가가 가계의 소비 패턴과 금융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이질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특히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률과 가계 소비 양상의 변화를 심층 분석하며, 가계 특성에 따른 물가 영향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물가상승

2021년 이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8%로, 이는 2010년대 평균 1.4%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2021-2022년 동안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방역조치 완화로 인한 수요 압력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가계별 물가상승의 이질성

보고서는 물가상승이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두 가지 경로로 나누어 분석했다. 첫째,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축소시키는 경로와 둘째, 자산·부채의 실질 가치를 하락시키는 경로다. 이러한 경로들은 가계의 소비품목 구성(소비 바스켓)과 재무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소비바스켓에 따른 영향

고령층과 저소득층: 2020-2023년 동안 고령층(60대 이상)과 저소득층은 각각 16%와 15.5%의 실효 물가상승률을 체감했다. 이는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취약층은 필수재 비중이 높아 물가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그러나 공적이전소득 증가로 소비 위축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

금융자산 및 부채에 따른 영향

고령층과 청년층: 고령층과 전세보증금을 많이 보유한 30대는 물가상승으로 금융자산의 실질가치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계는 물가상승에 따른 부채의 실질가치 감소로 혜택을 보았으나,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그 효과가 상쇄되었다.

물가상승의 소비 영향

모형을 통한 정량분석 결과, 2021-2022년 동안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축소는 소비 증가율을 약 4%포인트 낮추는 영향을 미쳤다. 2023년 이후 이러한 영향이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가계별 금융자산과 부채의 실질가치 변동에 따른 효과도 2021-2022년 동안 소비를 추가로 1%포인트 내외로 위축시켰다.

결론 및 시사점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고물가가 가계 경제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향후 정책 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키며, 특히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계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보고서는 경제정책 결정자들이 고물가 상황에서 가계의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고려사항을 제공하며, 물가안정과 함께 가계 지원을 위한 세밀한 정책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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