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 교수 “ 전세계 유발지진 중 11% 는 석유공사 시추 방식 ”

동해안에서 다수 지진 발생 .... 지진 대비 시뮬레이션 하고

시추 단계부터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소지진 정밀 감시해야

임미애 “ 석유 시추 전 주민 안전방안 마련해야 ”

(전국= KTN) 김도형 기자= 1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과 장철민 의원의 공동주최로 국회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부산대학교 지질학과 김광희 교수는 "석유시추개발의 지진 위험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학계와 산업계에서 인간 활동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비교적 최근에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 발표된 논문과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전통적 방식의 석유시추개발로 인한 유발지진이 전체 유발지진의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동해지역이 전통적으로 지진이 많이 발생했던 지역임을 강조하면서, "규모 6.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포항 유발지진 사례를 복기하여 시추 단계부터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소지진 정밀 감시 시스템 구축, 석유가스 개발의 모든 단계를 투명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 마련, 모니터링 자료의 투명한 공개와 내·외부 감시 필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배재현 국회 입법조사관은 "경주·포항지진 이후 범정부적 단층조사가 진행됐으며, 동해안 지역에서 다수의 지진이 관측되었다"고 지적하며, "이것이 곧 석유시추가 불가함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위험에 대비하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주 시의원은 "포항 시민들에게는 포항지열 유발지진 트라우마가 존재하기 때문에 석유탐사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 있다"고 언급하며, "국책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연대 정책위원은 "2020년 감사원의 '포항 지열발전 기술 개발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미소진동 관리방안 수립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미소지진 등에 대한 신호등 체계를 마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오중기 위원장은 "포항지진 이후 정부와 산업부의 후속조치는 매우 미흡했다"며, "또다시 산유국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이유로 포항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며, 국회 차원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미애 의원은 "석유공사의 시추 이전에 정부는 해저단층 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하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미소지진의 상시 감시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윤석열 정부는 속도전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국회 차원에서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감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석유공사는 이날 지진 대비 TF 구성을 발표하며, "1972년부터 동해지역에서 32공의 시추작업이 이루어졌으나, 시추 중 지진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미애 의원은 "해역에서의 지진 발생은 계측장비의 부족으로 제대로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동해안에서의 지진 발생과 시추작업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후속조사가 필요하다"며, 석유공사의 주장은 무책임하고 성급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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