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2-102의 법칙을 아시나요? 외로운 독거노인에게 삶의 희망을 준 봉숭아 학당

사회부 0 1,717

평균수명 백세시대, 효 사상이 상실된 시대에 봉숭아 학당이 효자 노릇 톡톡히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대한민국 노인복지의 이정표, 봉숭아 학당 커뮤니티케어의 표본 마련

 

 

(전국= KTN) 김도형 기자= 필자의 나이는 만나이로 51세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연령 100세 시대로 진입한 이 시대에 나의 스탠스는 어디에 맞춰질까 늘 고민이 되는 나이다. 젊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나이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되어 하늘의 명을 깨닫는 시절이 왔다. 하지만 아직 하늘의 명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늘 가슴 한켠에 안타까운 마음은 "불효자식은 웁니다."이다. 


2021년 3월 코로나 펜데믹 시국에 병원에서 안타깝게 생을 달리하신 아버지께도 죄송스럽고 늘 마음이 무겁다. 난 아버지 살아 생전에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했다. 번듯하게 성공해서 아버지 어머니 호강시켜드리겠다고 마음만 먹었지 제대로 해드린게 없다.


살아 생전에 자주 찾아뵙고 아버지,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옛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 만발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이 땅에 재건의 바람이 불며 눈부신 속도로 근대화가 되어 고도성장한 오늘날, 우리 부모님 세대의 눈물과 땀이 세상 곳곳에 베어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오로지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 자식들 모르게 모진 고생을 감내하며 인생을 살아오셨다. 덧없이 지나버린 세월에 보상받을 길은 자식들의 진심어린 관심이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고독하게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다. 자식들은 제 삶이 바빠서 애지중지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부모를 찾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자기 가족 챙기기도 힘들고 어렵다며 부모 챙기기를 멀리한다.


산업도시인 구미는 특성상 유달리 원룸이 많다. 외지에서 온 공단 근로자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되던 원룸촌이 최근에는 독거노인들이 홀로 사는 주거지로 변모하고 있다.


그중에 특히 1공단이 인접한 상모사곡동의 독거노인들의 수는 800여 명 가량된다고 한다.

 

봉숭아 학당, 유럽식 커뮤니티케어에 뒤지지 않은 노인복지 프로그램


고도로 발달한 산업도시의 명암을 함께 지닌 이곳에, 지난 2022년부터 실시된 '봉숭아 학당' 프로그램은 홀로 외톨이로 은둔생활하다시피하던 취약계층 독거노인들을 밝은 양지로 나오게 만들었다.

 

f_643Ud018svc1ganu5is6h3om_tg3zvl.jpg

 

금년 3월 16일  오후 2시 상모사곡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봉숭아 학당 멘토링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의 내용을 깊이 들여다 보면 실로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봉숭아 학당’수료생들 13명을 시작으로 이웃의 독거어르신 102분을 발굴해 결연증서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2022년 ‘봉숭아 학당’수료생 13명이 원룸 등 취약계층의 독거어르신을 1대 3으로 발굴해 52분께 멘토링(1기) 결연증서를 드렸고, 1기 멘토링 대상자가 1대 1 발굴, 독거 어르신 102분께 '2기 멘토링' 행사를 개최하고 결연을 맺어 드린 것이다.

 

세상을 멀리했던 독거노인 13명이 말그대로 13-52-102명의 기적을 나은 것이다.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어느 부서에서도 하지 못했던 성과를 '봉숭아 학당'에서 이뤘다는 것은 참으로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노인복지에 대한 실질적인 모티브를 제공한다.


노인복지는 노인이 잘 안다. 그들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몸소 느끼고 동변상련의 정을 느끼기에 이웃 독거어르신의 삶이 눈에 환히 들어오는 것이다.


봉숭아 학당 수료생들이 주축이 된 멘토와 멘티는 서로에게 자주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줬다.


독거노인들이 원룸 등에 혼자 거주하며 겪는 외로움을 해소하고 이웃과 함께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상모사곡동은 봉숭아 학당을 운영하면서 70~80대 학생들의 자존감이 확연히 높아졌다.


봉숭아 학당을 계기로 원룸 등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 독거어르신들을 발굴했고 안부확인과 말벗을 해주는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 뿐만 아니라 봉숭아 학당 학생들이 새마을테마공원 한켠에 일군 봉숭아 텃밭에서 키운 야채를 어르신들께 수시로 나눔했다.


30일 오전, 필자는 봉숭아 학당의 저력을 확인하고자 새마을테마공원 3층 봉숭아 학당 2기 수료생들의 3층 전시관을 찾았다.


봉숭아 학당을 수료한 소감에 대해 인터뷰하며 듣는 내도록 가슴 뭉클했고 눈물이 질끔거렸던 현장이었다.

 

e_d43Ud018svcexzhj7qsku2s_tg3zvl.jpg

1기 이상덕 반장과 봉숭아 학당 1, 2기생 


홀로 외로이 계실지 모를 어머니와 장모님을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봉숭아 학당을 수료한 1, 2기생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제2의 삶을 사는 느낌이다. "라며 새 세상을 사는 것 같다는 말씀에 가슴 뭉클했고 눈물이 글썽거렸다. 어르신들이 매일 매일이 너무 즐겁고 신명나고 힘이난다는 말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실제로 7~80세의 연세인 어르신들이 봉숭아 학당에 오기 전에는 걷기 조차 힘들었고 모든 것이 귀찮았다고 한다. 하지만 봉숭아 학당의 프로그램에 적응하면서 동기부여가 되었고, 나날이 활력이 샘솟고 몸건강도 좋아졌다고 하며, 이날 인터뷰를 통해 뵌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얼굴색이 밝았고 걸음걸이 또한 경쾌했다. 놀라웠다.

 

f_543Ud018svc1ctz38akxtmm6_tg3zvl.jpg

 

봉숭아 학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고독하고 외로운 독거노인들의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주변의 독거노인들에게 세상 밖으로 나오도록 자신들이 경험한 사실을 제대로 알렸다. 이제는 봉숭아 학당에 다니게 해달라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민이 만들어 가는 봉숭아 학당의 확장성



고독사하는 사람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0% 급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란 지역사회의 힘으로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돌봄 시스템을 말한다.


영국의 경우 지역에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위한 커뮤니티케어를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HMR서클'과 4개 기관이 협력해 의료와 돌봄 연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미디엇 케어 서더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 치매 마을 '호그백' 의 경우 치매 노인들을 한꺼번에 모아 놓았다고 한다.


네달란드 비영리단체 비비움이 운영 중인 치매마을 '호그백'은 새로운 치매 관리 사례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엔 152명이 치매노인과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자원봉자사 250명이 함께 살고 있다.


이 마을은 '자유와 일상성'의 핵심적 가치를 추구한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마을은 23개 가옥과 각종 편의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치매환자 6~7명이 간병이 1~2명과 함께 주거 공동체 형태로 한집에 살고 있다.


'치매 노인도 자유로이 생활하고 활동하며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운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일반 요양시설과 달리 환자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스위스 등의 복지 국가가 호그백 마을을 벤치마킹하여 마을건립을 추진했다.


새마을테마공원의 새로운 가치



봉숭아 학당은 새마을테마공원 일대를 무대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새마을운동 시절을 몸소 겪으신 어르신들인지라, 이곳의 정서는 어르신들에 게 낯설지가 않다.

 

새마을테마공원 윗쪽엔 6~70년대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건물들이 많이 지어져있다.

 

전기와 난방시설까지 고려될 수있도록 완성도 있게 지어져 있다. 한동안 빈건물이었지만 최근에는 서각교육관을 비롯해 국밥집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필자는 어린시절 어렴풋이나마 새마을운동을 체험한 세대여서 새마을테마공원의 옛건물들이 향수를 느끼게 만든다.

 

네달란드의 호그백 마을정도는 아닐지라도, 이곳을 봉숭아 학당의 주무대로 어르신들이 더욱 활기찬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마을로 변모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봉숭아 학당 학생들은 사회복지의 한계를 이들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줬고, 서로가 서로를 케어한다는 마음에 내일이 더욱 기다려진다.


이날 봉숭아 학당 1기 이상덕 반장을 비롯해 졸업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취약계층의 독고노인들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보았다.

 

구미시는 2023년 어르신 복지향상을 위해 노인복지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1.2% 늘어난 1,554억 7천9백만원을 확보했다.

 

본 예산은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증가를 비롯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 및 대상자 확대, 경로식당 수행기관 및 대상자 확대, 경로당 밑반찬 서비스 확대 등 어르신들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높은 복지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미시의 천문학적인 예산에 버금가는 노인복지에 대한 성과는 아직 경험한 적이 없다.

 

하지만 봉숭아 학당은, 지역 봉사단체를 비롯해 열정어린 담당 공무원의 밤낮없는 노력으로 이루어 낸 성과다. 봉숭아 학당으로 시작된 구미시 노인복지 사례는 대한민국 취약계층 독거노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은 괄목할 만한 업적이자, 타 지자체에서도 도입하여 벤치마킹할 좋은 사례로 전파되고 있다.

 

f_d43Ud018svc1qicbn2483wor_tg3zvl.jpg

1기 최옥순님

e_b43Ud018svc17ukc3syq75fc_tg3zvl (1).jpg

 2기 총무 박정자님

e_f43Ud018svcsmsd2ensj1t1_tg3zvl.jpg

 2기 부회장 안기복님

e_h43Ud018svcakg19sm4vvs2_tg3zvl.jpg

 2기 심순희님

f_f43Ud018svc1jwn8ou19972c_tg3zvl.jpg

2기 박종선님

 

f_g43Ud018svcsfmur79d3nwl_tg3zvl.jpg

2기 반장 박수옥님

 

f_h43Ud018svc1uwnp9pk7fufs_tg3zvl.jpg

1기 부반장 김치옥님


f_843Ud018svcsexznvbz1cbr_tg3zvl.jpg

 

f_d43Ud018svc2iq2x090efdd_tg3zvl.jpg

 새마을테마공원 봉숭아 학당 텃밭 전경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m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http://www.youtongmart.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