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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농 이택용 선생, 선산 동부리 김수환 추기경 유년시절 탐방 "감쳐진 지역문화 발굴에 고무적"

김도형 0 1369

(전국= KTN) 김도형 기자= 김수환 추기경은 1922년 5월 8일 대구에서 출생(음력)해 1951년 9월 15일 사제 수품을 받고 안동성당(현 목성동성당) 주임 역임 후 1969년 4월 28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서임된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다.

 

경상북도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인 만농 이택용 선생은 김수한 추기경이 유년시절 선산읍 동부리에 살았다는 기록을 발견했으며, 나이를 초월해 오랜 벗으로 지내는 신휘 시인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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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뜻있는 지인들 수 명은 탐방대를 결성해 선산 동부리522번지에 위치한 김수환 추기경의 유년시절 셋방살이 집터를 찾았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아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대문의 뒷켠엔 역시나 풀숲이 우거져있었고 덩쿨과 잡목 사이로 보이는 옛 집의 모습이 탐방대를 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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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어린시절 셋방 집터는 만농 선생이 구미향토사를 연구하는 중에 금년 8월 구미에서 가까운 군위읍 용대리에 건립한 김수환 추기경기념관을 다녀온 후 김 추기경에 대한 자료를 찾고 정리하다가 발견했으며, 향토사 중에서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아 더욱 중요한 자료로 가슴에 담았다.

 

다음은 만농 선생이 쓴 세상이야기 칼럼 내용이다.

 

김수환(金壽煥, 스테파노 1922~2009) 추기경이 어릴 때에 선산읍 동부리에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필자는 구미향토사를 연구하는 중에 지난달 구미에서 가까운 군위읍 용대리에 건립한 김수환 추기경기념관을 다녀온 후 김 추기경에 대한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중에 발견하였다. 향토사 중에서 근현대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더욱 중요한 자료라 생각했다.

 

김 추기경의 아버지 광산김씨 김영석(金永錫, 요셉)은 유복자로 태어났으며, 다른 신자들처럼 옹기를 팔며 이곳저곳 떠돌면서도 부모의 독실한 순교 신앙심을 이어나갔다. 김 추기경의 외가도 신앙심이 매우 깊었다. 외할아버지 역시 을해 · 정해박해를 거치면서 꿋꿋하게 대구 지역에 신앙을 전파한 분으로 대구에서 교회창립에 밑거름이 된 인물이었다. 외삼촌 또한 수도자도 아니면서 신앙을 위해 평생 동정(同情)으로 살아 '서동정'이라 불렸다고한다.

1922년 김 추기경의 아버지는 착실히 모은 가산을 정리하여 김천 직지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던 옹기굴 동네 지대골(대항면 향천리 양지마을)에서 대구로 이주하고, 이미 출가한 맏딸 김명례와 사위 김기출과 더불어 옹기전을 차렸다. 그해 아버지는 55세, 어머니 달성서씨 서중하(徐仲夏, 마르띠나)는 41세로 지대골에서 임신한 아기를 대구 남산동에서 낳으니 그가 김수환이다. 그리고 3년 후 1925년 선산초등학교 옆, 선산읍 동부리522번지로 이사 1년 정도 셋방을 살다가 군위군 군위읍 용대리로 이주하였다.

옹기장수로 떠돌면서도 깊은 신앙심을 지켜나갔던 김 추기경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포목 행상과 옹기를 팔며 집안의 생계를 꾸려나갔다. 등에 짊어진 옹기의 무게만큼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산 아버지와 홀로 8남매를 키우며 세상사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어머니의 삶을 보면서 어린 김 추기경의 가슴엔 부모들이 힘든 삶 속에서도 끝끝내 지키고자 했던 신앙심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린 꼬마 김수환에게 ‘너는 커서 신부가 되거라.’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고 한다.

김 추기경의 집안은 원래 충남 논산군 연산의 양반가문으로 충청도 땅에 천주교가 전파되던 초기부터 신앙을 받아들인 순교자의 집안이다. 김 추기경이 8살 되던 해 아버지는 해수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김 추기경은 군위초등학교를 마치고 지금 대구가톨릭대학교의 전신인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군위 용대리 집에서 형인 김동한(金東漢, 가롤로) 신부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며 신앙과 꿈을 키웠다.

김 추기경은 천주교 성직자이며 사회운동가이다. 1941년 서울 동성상업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일본 조치대학문학부 철학과에 진학했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8·15해방과 함께 귀국했다. 1947년 가톨릭대학의 전신인 서울 성신대학(聖神大學)에 입학해 신학을 전공하고 1951년에 졸업, 사제로 서품되었다. 그 후 안동 천주교회에서 주임신부로 사제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1953~55년 대구 대주교의 비서신부 · 재정부장, 해성병원 원장을 지냈다. 1953년에는 대구교구가 설립재단인 김천 성의(聖義)중 · 고등학교 교장과 김천 황금동 천주교회의 주임신부를 겸임했다. 1956년 독일에 유학하여 뮌스터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1964년 귀국했으며, 그해 2년간 주간가톨릭시보 사장을 지냈다. 1966년 마산교구의 주교로 서임되고, 그해 마산교구장으로 서품되었다. 1968년 서울대교구장으로 승품되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쇄신의 기류 속에서 노기남(盧基南) 대주교의 뒤를 이었다. 1969년 교황 바오로6세에 의하여 당시 전 세계 추기경가운데 최연소추기경으로 서임되었다. 1970~75년까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으로 1차 부임했다. 1970년에서 3년간 아시아천주교주교회의 구성 준비위원장으로 재임했고, 1981~87년까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으로 2차 부임했다. 1968년 서울대교구장 취임의 자리에서 그는 ‘교회의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 라고 말함으로써 교회쇄신과 현실참여의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저서로 〈사회정의〉 · 〈평화를 위한 기도〉 ·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등이 있다.

선산은 김 추기경이 1925년 4~5세 때 선산에서 살았으며, 또 현대불교사에서 큰 맥을 이룬 성철(性澈)스님이 1943년 도리사 태조선원(太祖禪院)에서 동안거를 그 이듬해 하안거를 했으니, 구미는 근현대 종교지도자 중 가장 우뚝한 두 분이 살다간 곳이다. 이 종교문화를 산업화하는 측면에서 스토리텔링화하여 문화가 숨 쉬는 구미(龜尾), ‘구미(口味)가 당기는 관광’을 이룩하였으면 좋겠다.

[출처] 구미 선산읍에 故김수환 추기경이 어릴 때 살았다 |작성자 이택용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시절 흔적을 담고 있는 셋방 집터를 둘러 본 탐방대의 느낌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김수환 추기경이 다소 짧다면 짧은 시기를 선산에서 보냈으나, 천주교인들에게는 추기경의 생애 한자락이 묻어있는 성지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선산 셋방 집터는 옹기를 팔며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독실한 순교 신앙심을 지닌 김 추기경 부친의 생애를 더듬어 볼 수도 있는 곳이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현재 집터 부지는 교육청과 시유지 일부가 포함되어있다고 하며, 소유주는 함양에 거주한다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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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휘 시인은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시절을 담고 있는 선산 집터를 둘러 본 뒤 "김수환과 김재규의 인연이 어쩌면 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도 있었구나"라며 묘한 기분이 들었음을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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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밀려왔고 가슴이 부풀었던 이날, 김 추기경 생전 김재규 장군과 장준하 선생과 교분이 두터웠다는 사실을 되새긴 신 시인은 선산이란 고장이 적어도 예사 고을이 아님을 확인했던 자리기도 했으며, 볼품 없고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감쳐진 집터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줄 즐거운 상상이 가득했던 의미있는 탐방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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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탐방을 통해 지자체로서는 문화 발굴 차원에서 큰 수확을 거둔 순간이었고, 지역 시의원들의 노력을 통해 전국 천주교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운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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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영역은 김수환 추기경의 유년시절 셋방 집터 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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