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신영주교회는 나에게 단순한 일요일 아침의 한 부분이었다. 때때로 교회를 가는 건 일종의 즐거운 이벤트였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담임목사님이 미국 하와이의 화산섬을 다녀오신 후, 찍은 사진들을 큰 스크린에 보여주던 날이다. 그날 교회는 극장 같았다. 불이 꺼지고 커다란 화면에 펼쳐진 자연의 장관, 화산섬의 붉은 용암과 검은 돌들, 바다의 푸른 빛이 극적인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생생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그날 이후로 교회는 더 이상 낯선 공간이 아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곳, 스릴 있는 곳으로 기억되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중학교 시절에도 기독교 재단인 학교에서 종교 과목을 배우고, 매주 수요일마다 단체 예배를 위해 인근 제일교회에 가곤 했지만, 내 마음은 종교에 깊이 닿지 않았다. 예배 시간에는 예배보다는 주변의 학생들, 의례적인 것들에 더 눈이 갔고,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반면, 가족과 함께 소백산 자락의 희방사에 갔을 때는 조금 달랐다. 그 당시 절의 역사적인 가치나 장엄함을 깊이 느낄 만큼의 지식도 감성도 없었지만, 어쨌든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된 단청의 무늬, 사천대왕의 무시무시한 얼굴, 그리고 어딘지 으스스한 공기가 절에 대한 나의 첫인상을 만들었다. 부처님의 조각상조차도 그저 낡은 조형물처럼 보였고, 절은 한때의 호기심 속에 사라져갔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절은 다르게 다가온다. 넓은 마당을 가진 절에 들어서면 가슴이 탁 트인다. 절의 정적은 단순한 고요함이 아니라 사람들의 지친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 위로의 손길처럼 느껴진다. 마음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고요하게 가라앉고, 자연스레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부처님께 기도하지는 않지만, 이곳은 명상의 공간이자 내면을 들여다보는 장소가 된다.
어제 처음으로 법주사에서 부처님께 참배를 했다. 그 순간이 나에게는 뜻밖이었다. 어떤 힘든 순간에도 홀로 서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나지만, 그날은 잠시라도 든든한 후견인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그건 마치 내 안에 잠재된 갈망,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조금씩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마냥 즐겁고 편안했다.
어떤 강인한 사람이라도 속마음에서는 자신을 지탱해줄 존재를 갈망하지 않을까? 나는 그동안 홀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때때로 기대고 싶은 마음, 잠시 멈춰서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아마도,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인정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끝나지 않은 길의 중간에서, 나는 두 갈래 길 사이에 서 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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