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1)] 수필-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 주왕산에서 찾은 평온의 길

사회부 0 164 2024.08.30 06:45

아침 이른 시간, 창문을 열면 산의 푸르름이 온몸에 스며든다. 산등성이에 내려앉은 안개는 마치 꿈결처럼 아련하고, 그 속에서 깨어나는 마을은 저마다의 일상을 시작한다. 주왕산 기슭에 자리한 이곳, 청송군의 임업인종합연수원은 마치 나를 오래전 잃어버린 고향으로 이끄는 듯하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봉화군의 오지마을에 머물던 기억이 이곳에서 되살아난다. 그 시절, 학교 내 사택을 둘러싸던 산들은 이곳의 풍경과 닮았다. 나를 휘감던 산의 냄새, 바람의 속삭임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이 내 가슴속 깊은 곳에 남아 있다.

숲과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가장 신비한 치유자다. 현대 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고통과 병마도 자연은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숲의 푸르름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지친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어쩌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숲을 갈망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되찾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그린포비아'라는 말이 처음 내 귀에 들렸을 때, 나는 그 속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갈망을 발견했다. 인간이 그토록 숲을 두려워하는 동시에 숲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속에 숨어있는 깊은 진리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도에 경북환경연수원에서 자연관찰지도사 과정을 수료하던 그 시간, 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생각했다. 자연을 관찰하고, 숲의 비밀을 탐구하는 일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그때 깨달은 것은, 자연은 인간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라는 사실이었다. 자연과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보듬고 성장할 수 있다.

10년 뒤인 이제 경북산림사관학교에서의 수료식을 통해 나는 다시금 자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려 한다. 이곳에서 배운 모든 것들은 결국 하나의 결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그것이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곳, 주왕산 기슭에 자리한 연수원은 내게 참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곳의 산과 마을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길을 걷는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 장소에서, 나는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꿈꾼다.

장르-수필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