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72] 수필-브랜드는 기억 속에 쌓인다

사회부 0 287 2025.03.13 07:44

김귀곤 교수의 ‘전략적 브랜드 관리’ 수업을 청강하면서 문득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브랜드에 관한 나만의 책자를 만들어보는 것. 제목은 이미 정해졌다. ‘전략적 브랜드 경영’. 그동안 내가 만나고 관찰했던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 방식들을 정리해 예시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는 자산이다. 이 말을 곱십을수록, 그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자산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asset이지만, 브랜드 자산은 brand equity라고 불린다. 같은 자산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맥락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brand equity를 브랜드 자산이라고 해석하는데, 단순한 재무적 가치 이상으로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와 이미지, 그리고 소비자의 인식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나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대기업이든, 작은 브랜드든, 그들이 하는 고민의 본질은 같았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기억되는가. 어떻게 하면 신뢰를 유지할 것인가.

어떤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강해졌고, 어떤 브랜드는 어느 순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오랫동안 유지되는 브랜드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단순한 마케팅 기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예전에 만났던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을 떠올린다.

"우리 브랜드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신뢰를 파는 거죠."

그는 작은 포장 디자인 하나에도 신경을 썼고, 고객 응대 매뉴얼을 직접 만들었다. 브랜드를 하나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반대로, 실수 한 번으로 브랜드 신뢰를 잃어버린 기업도 있었다. 한 식품 브랜드가 원재료 문제로 논란이 됐을 때, 소비자들은 등을 돌렸다. 광고를 내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람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쌓인 어떤 것이었다. 신뢰를 한 번 잃으면, 다시 쌓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나는 브랜드를 ‘자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자산이라는 것은 단순한 숫자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기억 속에 쌓이고, 감정으로 연결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는 것.

책을 쓰기로 한 이상,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는 단순한 상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고, 우리가 신뢰하는 대상이며, 어떤 기억을 공유하는 매개체다.

어쩌면 브랜드는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좋은 브랜드는 결국, 좋은 이야기로 기억된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