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63] 수필-시간의 파동 속에서

사회부 0 259 2025.03.04 08:10

일요일, 창밖은 흐렸다. 바람이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스쳐 지나갔다. 책상 위에는 커피 잔과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나는 화면 속 원고를 바라보았다. 거대언어모형 기반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활용법—대학원 수업 과목을 미리 숙지하기 위해 직접 편집하고 있는 책이었다.

평소에 배우고 싶었던 과목이었다. 이왕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한 만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책을 편집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있을까? 텍스트를 정리하고, 흐름을 이해하며, 내용을 직접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지식이 내 것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오랫동안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이지만, 배우는 것보다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가르치려면 완전히 이해해야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만들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었다. 수업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구조를 잡고 정리하는 과정이 더 깊은 학습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정리하고 있는 이 기술들도 몇 년 지나지 않아 과거가 되어버리겠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혁신이라 불렸던 개념들이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고,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기도 전에, 그 미래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만들면서 나는 단순히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방향을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명과 과학기술은 이미 우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추론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조차, 어딘가에서는 이미 해석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커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이미 식어 있었다. 노트북 화면을 다시 바라보았다. 편집 중인 원고의 글자들이 선명하게 빛났다. 나는 다시 손을 움직였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문장이 남아 있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