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54)] 수필-문경 카페에서 만난 삶의 조각들

사회부 0 291 2025.02.23 09:18

문경 시내의 한 카페 구석진 자리. 나는 노트북을 켜놓고 오랜 시간을 앉아 있었다. 창가로 비치는 오후의 빛이 카페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커피잔을 한쪽으로 밀어두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나의 옆자리와 뒷자리의 손님들이 몇 번이나 바뀌었고, 그들의 대화 속에서 그들의 삶이 잠시 내 곁을 스쳐 갔다.

뒷자리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탄핵을 찬성해야 한다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소리가 점점 높아질 때쯤, 한 사람이 말했다. "그만 정치 얘기하자."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조용히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정치 이야기로 돌아가 있었다. 그것은 마치 반복되는 파도 같았다. 사라졌다가 다시 밀려오는.

옆 테이블에는 아버지와 다 큰 아들이 마주 앉아 있었다. 둘은 오랜만에 만난 듯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인해 겪었던 금융 부채가 이제는 다 해결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사업이란, 기회가 찾아오는 순간을 잘 기다리는 거야." 그는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커피잔을 돌렸다. 그의 말에는 묵직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인생에서 넘어지는 순간들이 있어도,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뒷자리의 두 쌍의 부부들은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부인은 말했다. "나는 정성껏 식사를 준비할 때 자존감이 가장 높아지는 것 같아." 그의 말은 부드럽고 담백했다. 나는 한동안 그 말을 곱십었다.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평범한 순간 속에서 발견되는 행복의 실체는 무엇일까?

카페는 문경의 한적한 소도시에 있었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정치와 경제, 가족과 일상의 순간들이 테이블마다 오갔다. 시간은 흘렀지만,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이야기되고 있었다. 나는 노트북을 닫았다. 이곳에 앉아, 세상의 다양한 조각들을 보고 들으며 한참을 머물렀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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