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26)] 수필-달리기, 다시 뛰기 시작하다

사회부 0 237 2025.01.26 10:54

1월의 공기는 차가웠다. 그러나 차가운 바람만큼이나 나를 얼어붙게 한 것은 나의 몸 상태였다. 항상 건강을 자부하며 살아왔던 내가, 새해 벽두부터 아프다니. 고작 피곤함이겠지, 하고 넘기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하루하루가 무겁게 느껴졌다. 몸은 쉽게 지치고, 마음은 그 무거운 몸을 따라갔다.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느라 그렇다고, 운동을 잠시 게을리한 탓이라고. 하지만 핑계는 상황을 바꾸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 낙공강체육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것은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찾아간 기분이었다. 그곳은 내가 한때 아침마다 뛰던 길이었다. 발걸음은 어색했지만, 내면 어딘가에는 익숙함이 스며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발바닥이 길과 닿는 소리가 내 귀에 잔잔하게 울렸다. 그리고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숨이 가빴다.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다리는 금세 무거워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마음은 가벼워졌다.

나는 공원 곳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나이 지긋한 선배들은 땀에 젖은 얼굴로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들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그리고 한참 뒤처져 걷고 있는 나를 향해서도 밝게 인사를 건넸다. 그들의 얼굴에 비친 건강함과 활력은 마치 "시간이 지나도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 같았다.

10년 전 체력이 최상이였다고 생각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어떤 산이든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던 튼튼한 다리와,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뛰어도 멈추고 싶지 않던 날들이 있었다. 내 안의 힘을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방심과 나태함 속에서 서서히 녹아내렸던 것이다. 그날, 나는 내 몸과 대화를 시작했다. 오래 쉬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몸도 알고 있었다. 달리는 동안, 나의 몸은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움직임을 되찾아갔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다시 결심했다. 내게 건강은 단순히 병에 걸리지 않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목표를 추구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삶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근본이었다. 그걸 잃고 나서야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다시 튼튼한 다리로 산을 오르고 싶다. 다시 목표를 쫓으며 숨 가쁘게 달리고 싶다.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차가운 공기가 어느새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달리기 때문이었을지도, 아니면 몸을 쓰며 다시 시작한 내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그 무거운 몸을 떨쳐내고,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겨울은 지나가고, 내 안의 봄이 다시 찾아오고 있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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