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다. 매일같이 들려오는 뉴스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게 만든다. 텔레비전 뉴스 화면은 대립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 있고, SNS에는 누군가의 의견을 억누르려는 글들이 끝없이 흘러간다. 이념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 대화가 어렵다는 것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고질병처럼 느껴진다.
이럴 때 문득 청소년 자원상담원으로 활동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카운셀러대학에서 처음 배운 것은 단순했다. 경청.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두 번째는 공감이었다. 그때만 해도 경청이란 단순히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경청이란 상대의 목소리뿐 아니라 그 뒤에 숨은 맥락, 그 사람의 삶, 때로는 말하지 못한 침묵까지 들으려는 의지였다.
내가 만났던 많은 청소년들은 스스로 말하길 두려워했다. 그들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얼굴에는 혼란과 슬픔이 가득했다. 말을 듣기만 하던 내가 "그랬구나"라고 공감의 신호를 보낼 때, 마치 언젠가부터 닫혀 있던 문이 살짝 열리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의 묘한 감정은, 마치 얼어붙은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세상은 청소년들과의 상담만큼 단순하지 않다. 어른들은 더 복잡하고, 더 단단한 껍질을 두르고 살아간다. 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그들은 흔히 자기 주장만 옳다고 믿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신의 논리를 뚜렷하게 내세우는 데에만 열중한다. 그런 사람들과 공존하는 삶은 마치 종이 다른 동물들이 한 울타리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과도 같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서툴고 어색한 동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게 인간이 가진 힘이자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함께 사는 방법은 단순한 규칙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타인의 목소리를 끝까지 들어주는 경청,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담긴 아픔과 갈등을 비판 없이 바라보는 공감.
이 모든 생각을 정리하던 가운데,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동네의 길을 걷다가 한 소년을 보았다. 그 소년은 다친 길고양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히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캔 하나가 들려 있었다. 소년은 한참을 가만히 기다리다가 조심스럽게 캔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조금이라도 다가올 수 있도록 천천히 물러섰다. 그 모습이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서로에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다가가기 전에 기다리고, 기다리면서도 마음을 열고, 그들이 다가올 준비가 되도록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
사회는 그 자체로 커다란 울타리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기를 힘겨워하지만 결국은 함께 있어야만 한다. 갈등을 해결하려면 우리가 먼저 들어주고, 기다리고, 물러설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진일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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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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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LORY(2025-19)] 수필-함께 살아가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