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6)] 수필-대통령과 법

사회부 0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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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3일, 사상 초유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체포영장이 청구되었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며 여전히 한남동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 작금의 상황은 TV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스스로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자신에게 불리한 법적 조치에는 불복하고 있었다. 신뢰가 무너진 대통령을 보며 나는 오래전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소크라테스는 불경죄와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이유로 고소당했을 때,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논리적으로 변호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사형을 선고받았고, 그의 제자 크리톤이 탈옥을 제안했을 때에도 소크라테스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말했다. 법이 부당할지라도 그것을 어기는 것은 자신이 평생 지켜온 철학적 원칙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그가 선택한 길은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끝까지 지키기 위한 행위였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로 상징되는 태도를 통해, 법이 갖는 사회적 계약의 의미를 우리에게 묻는다. 그는 법을 무너뜨림으로써 얻는 자유가 그 법 아래에서 살아온 삶의 질서와 원칙을 훼손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여겼다.


다시 대통령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는 국가의 수장이자 헌법의 수호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명분을 들어 체포영장을 완곡히 거부하고 있다. "잘못된 법 집행"이라는 그의 항변은 어딘가 익숙하게 들리면서도 이상한 여운을 남긴다. 소크라테스의 일화와 겹쳐지는 듯한 그의 모습은 그러나 어딘가 결이 다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철학적 원칙을 지켰다. 그는 법이 부당하다고 해서 그것을 어기는 것이 더 큰 혼란을 초래한다고 믿었다. 반면, 2025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과 법적 책임 사이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책임을 집행하는 과정은 거부한다.


이 차이는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TV 속 한남동 관저 앞의 풍경은 눈이 흩날리며 자동차와 사람들을 덮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폭설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무도한 폭군에 대한 법집행을 염원하고 있었다. 법과 책임, 그리고 신념의 문제는 단순한 흑백 논리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규칙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만든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선택했던 이유는 법을 넘어선 그의 철학적 원칙과, 그것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정치인의 행동은 다르다. 그들은 때로는 법을 이용하고, 때로는 법을 거부하며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 한다. 이런 모습 속에서 법의 존엄은 퇴색하고, 그 빈자리에 개인의 욕망과 정치적 계산이 자리 잡는다.


나는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경호처장의 연설문 발언이 흘러나왔다. 경호처장은 "국회의원도 회기 중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법 절차에 대한 편법, 위법 논란 위에서 진행되는 체포 영장 집행에 대해, 대통령의 절대 안전 확보를 존재 가치로 삼는 대통령경호처가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만약 이러한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저는 어떠한 사법적 책임도 감수하겠습니다."라고 발언했다.


이들의 신념과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한 사건들이 남길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시간이 흘러 후대의 누군가가 오늘의 사건을 돌아보며 우리 시대의 법과 책임에 대해 무엇을 말하게 될까.


커피잔 속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며 나는 생각했다. 악법도 법이다. 이 말은 법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법의 존재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임을, 그리고 그 법이 부당하더라도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무질서보다 낫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우리가 필요한 것은 소크라테스처럼 신념을 지키는 용기와, 잘못된 법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아닐까.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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