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시청의 블루홀은 찬란한 황금빛 샹들리에 아래에서 환한 빛을 발하며 그날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2024년 12월 10일,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녀의 발걸음은 한없이 느리게, 그러나 단단하게 울렸다. 마이크 앞에 선 그녀는 깊은 숨을 고른 뒤 말했다.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입니다.”
그 순간, 홀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숨이 멎은 듯했다. 그녀의 말은 문학이 가진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의 어느 평온했던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 비극을 다뤘다. 그 도시는 이제 우리가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기억하는 곳이 되었지만, 당시의 참혹함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으로만 남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영원한 물음으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기 다른 목소리로 그 비극을 이야기한다. 억압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몸부림, 폭력 앞에서도 지켜내려 했던 인간다움의 흔적, 그리고 그 모든 고통의 중심에서 피어난 작은 희망까지. 그녀의 글은 마치 상처 난 피부에 바르는 약처럼 아프면서도 치유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그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최근의 사건들과도 연결되었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비상계엄을 겪었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분노와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 속에서도 국민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총과 군화로 이루어진 억압 앞에서도 한 사람, 두 사람이 광장에 모여들었다. 서로의 손을 잡으며, 그들은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과거의 비극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했다.
과거의 어둠 속에서 우리는 무력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한강 작가의 문학처럼, 국민들의 선택은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군대를 물리친 것은 단지 힘이 아니었다. 그것은 양심이었다. 광장에서 마주친 얼굴들 속에서 우리는 인간다움의 빛을 발견했다. 그 어떤 소설보다도 감동적인, 현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같은 사건이 되풀이된다는 뜻이 아니다. 반복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1980년 5월의 비극이 ‘소년이 온다’를 낳았듯이, 오늘의 사건들은 새로운 세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할 것이다. 한강 작가가 말했듯,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도, 우리의 선택도 문학이어야 하지 않을까?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소리 높여 외치지도, 격렬히 저항하지도 않았다. 그저 함께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배웠다. 인간의 존엄성은 그 어떤 폭력에도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한강 작가의 말처럼, 읽고 쓰는 일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이 모든 것은 단지 하나의 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쓴 가장 위대한 이야기였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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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LORY(108)] 수필-‘문학과 인간의 존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대한민국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