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105)] 수필-남산의 기억과 흐르는 시간

사회부 0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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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다시 찾은 남산이었다. 잔뜩 흐려있던 기억 속의 남산타워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곳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던 그날이 떠올랐다. 탑 꼭대기에서 본 서울의 모습은 끝도 없이 펼쳐진 기적 같았다. 이제는 높다란 빌딩들과 교통 체증으로 뒤덮인 도심 풍경이 익숙해진 탓일까, 그 시절의 남산타워와 오늘의 모습은 분명 같으면서도 달랐다.


서울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의 넉두리를 들었다. 그는 지금의 서울은 너무 복잡해졌다며, 그 옛날이 더 살기 좋았다고 푸념했다. 나는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았다. 수십 년 전과 똑같은 모습의 골목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건물들도 있었다. 낡은 간판들이 새것으로 교체된 가게들, 사라지고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들 사이에서 나는 생각에 잠겼다.


세월은 변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택시기사님의 말처럼, 이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치열했고,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문득, 내 위치는 어디인지 묻게 되었다. 지금 나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자리에 서 있는 것일까.


남산에 다시 오게 될 또 다른 40년 후를 상상해 보았다. 그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서 있을까? 더 깊어진 주름과 흰머리를 가진 내가, 오늘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42년 전, 이곳에서 미래를 상상하던 내가 참 우습기도 했지.”


시간은 우리의 삶을 모래알처럼 쌓아간다. 하지만 그 모래가 단단히 쌓여 피라미드가 될지, 바람에 흩날려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짧은 여정 속에서 나는 어쩌면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내 삶의 흔적들을 기록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남산타워 아래 서서 다시 한 번 내려다본 서울은 여전히 크고 복잡하며, 가끔은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속에서 나도, 당신도, 그리고 택시기사님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남산에서 시작된 이 고요한 성찰은 내게 작은 위안과 질문을 동시에 남겼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갈 수 있을까.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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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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