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트럼프 취임 이후 신국제질서 맞설 대응책’ 제시

사회부 0 43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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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국제질서 변화 속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을 제시 - 수출주도형 모델 한계를 인정하며, ‘글로벌 경제연대’와 ‘소프트 파워’ 강조 - AI 패권 경쟁에서의 선택과 집중, 에너지 분산전원화 필요성도 언급

(전국= KTN) 김도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KBS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다가오는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경제에 미칠 국제질서 변화와 그 대응책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펼쳤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하루 앞둔 19일 방송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실적인 재도약의 방법론을 제시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의 흐름에 대한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 ‘수출주도형 모델’ 한계

최 회장은 “소비, 고용,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다”며 국제질서의 변화에 따른 불안 요소들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주도로 발생할 수 있는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AI 기술의 빠른 진전 등은 한국 경제에 삼각파도와 같은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의 對美 흑자액이 약 600억 달러였던 반면, 바이든 정부 하에서는 약 1,500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이는 통상 압박을 재차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무역질서가 WTO 다자주의 체제에서 1:1 양자주의 체제로 바뀌고 있다”며 “지금까지 사용했던 수출주도형 경제 모델은 현재의 변화된 무역질서에서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변화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씨름에서 수영으로 경기 종목이 바뀐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며, 수영 선수로 변신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최 회장은 “한국은 혼자 힘으로 국제질서의 룰을 바꿀 수 없다”며 “우리는 일본처럼 더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와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며, 문화 산업을 통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문화 콘텐츠, 예를 들어 한식이 더 체계적으로 세계화된다면,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최 회장은 “해외 시민을 유입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장기 거주와 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인구의 약 10%인 500만 명의 해외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접근 방식은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패권전쟁과 에너지 전략

AI 패권 경쟁에 대해 최 회장은 “AI의 범위가 너무 넓기에, 모든 것을 다 잘 하겠다는 전략보다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조 AI’와 ‘한국 차원의 거대 언어모델(LLM)’ 개발을 언급하며, AI 기술에 대한 국가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AI 기술이 필요로 하는 막대한 전력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 전원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최 회장은 “경제정책의 핵심은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가”라며, 외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자원배분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토의와 컨센서스를 통해 빠르게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담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들을 진단하고, 그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