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경찰서의 수사 절차 적절성 문제 제기

고령 피해자 배려 없는, 사려 깊지 않은 형식적인 수사 태도 

(전국= KTN) 김도형 기자= 지난 8월 23일, 영주시에 거주하는 권(80세)씨는 명의도용으로 인해 불법 발급된 신용카드로 인해 압류 통보를 받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권 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영주경찰서에 명의도용에 의한 사기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영주경찰서 수사팀의  K조사관이 피해자에게 과도한 자료 준비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월 26일, 사건을 배당받은  K조사관은 권 씨의 명의도용 사건은 사기죄가 아니라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사건 조사를 위해 1) 명의도용 휴대폰 개통 날짜, 2) 명의도용 카드 발급 일시, 장소, 카드 종류 및 개수, 3) 명의도용 휴대폰 가입 신청서, 4) 카드 상세 사용 내역 등을 고소인 당사자가 직접 준비해오라고 주문했다. K조사관은 고소장 내용으로는 조사가 힘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고소장을 접수한 후에도 사건 조사가 진행된 이후 필요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와 같은 경찰청의 입장과는 달리, K 조사관이 고소인에게 초기 단계에서부터 과도한 자료 준비를 요구한 것은 피해자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찰의 편의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명의도용 피해자는 대체로 고령층이 많아 복잡한 자료를 준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권씨 또한 연로한 나이로 인해 이러한 자료를 스스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측에서 고령 피해자에게 적절한 지원이나 대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 질의했다. 그러나 K 조사관은 "고소인 당사자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며,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명의도용 피해자들이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찰이 피해자 보호와 사건 해결을 위해 보다 유연하고 배려심 있는 접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가 제출해야 하는 자료의 범위와 시기는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유동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경찰이 피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영주경찰서의 이번 수사 태도는 경찰이 피해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고령층 피해자들이 복잡한 자료를 스스로 준비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찰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심리적, 물리적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찰이 진정으로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피해자가 처한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주경찰서와 같은 수사 기관들이 보다 책임감 있게 피해자를 대하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수사 방식을 채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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