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로컬영화산업부흥(1)] 조현준 감독의 지역영화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논고

사회부 0 1,053

i_94iUd018svcqey6n6ajqzit_tg3zvl.jpg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조현준 교수

 

대구·경북 영화 산업 부흥을 위해  대학교와 지자체 등 영화 제작 환경 여건 조성 필요 

지역 내 연기 전공 학생들과 언론·영상 전공 학생들 간에 교류로 제작비 절감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 초청, 다양한 포럼 및 세미나 개최로 세계에 대구·경북 효과적 홍보 

 

대구·경북의 영화 산업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생들이 영화를 많이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조성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경북 지역 대학교에 영화학과가 많아야 하지만 대경대학교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북 지역보다도 인구가 적은 충남 지역 10개의 대학교에 영화학과가 있는 것과는 현저히 비교가 된다. 물론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에는 언론·영상 계열 학과가 있지만 언론이나 방송 분야를 바탕으로 폭넓은 교육에 집중하는 전공이다 보니 영화 제작 관련 수업이 많지 않을뿐더러 학생들이 직접 연출하고 촬영하는 워크숍 수업 역시 학과 특성상 영화 제작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계명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과 동아리 활동으로 학생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지역 내에서의 영화 제작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우선 대구·경북 지역에 전문 연기자가 그리 많지 않다. 영화 팀 자체는 학생들끼리 꾸려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촬영을 하면 숙박비와 교통비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배우는 수도권에서 불러와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 만큼 출연료 예산이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학생 영화에 참여하기 위하여 넉넉지 않은 출연료를 받아 가면서까지 수도권에서 대구 지역까지 올 의지가 있는 배우 역시 그리 많지 않기도 하다. 특히 영화학과 영화 제작 수업이 아닌 동아리 활동 개념에서 배우를 모집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내 연기 전공 학생들과 언론·영상 전공 학생들 간에 교류가 있다면 제작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고 제작진은 좀 더 폭넓은 배우 인력을 갖추며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연극학과와 영화학과 간에 교류가 없는 것은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교의 문제점이다. 연극학과는 연기 전공자들의 프로필이 담겨있는 팸플릿을 제작하여 같은 학교의 영화학도들이 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캐스팅까지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시절의 윤종빈 감독·배우 하정우 콤비처럼 말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촬영 렌탈숍에서 영화를 찍기 위하여 필요한 전문 장비들을 구할 수 없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지역에 있는 영화학도들이 누릴 수 있는 좋은 옵션이 없는 셈이다. 결국 지역 내 대학교가 영화학과를 개설해야 젊은 학생들이 영화를 더 많이 찍게 될 것이며 수요가 늘어 전문적인 장비들이 대구·경북에 들어올 것이다. 물론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학과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지역에는 대구단편영화제 외에 다른 영화제가 없다. 대구단편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도 이미 부산국제영화제나 서울독립영화제 등의 영화제를 거친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미장센 단편영화제처럼 더욱 특색이고 네트워킹이 더욱 잘 구축된 영화제로서 감독들이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혹은 국내프리미어(국내 최초 공개) 자격으로 가장 먼저 출품하고자 하는 영화제가 있어야 한다. 단편영화제로서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도 좋은 예인데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두 영화제가 현재는 폐지된 상태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단편 영화를 만드는 학생들이 본인들의 영화를 ‘가장 먼저 공개할 의지’가 있던 영화제들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장편영화도 출품 가능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역시 특색 있는 영화제로서 감독들이 월드 혹은 국내프리미어 자격으로 본인의 영화를 가장 먼저 틀어도 괜찮은 곳으로서 생각할 만큼 대구·경북지역에서 모델로 삼을만한 영화제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는 장편영화 및 해외 초청 경쟁부문이 있는 국제영화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화들도 발굴하여야 지역 영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국내·외에 있는 영화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포럼 및 세미나를 개최한다면 교육적인 부분 외에도 세계에 대구·경북을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가 될 것이다. 이는 바로 영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대구단편영화제의 애플시네마와 대구영상미디어센터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하고는 있지만 지역 출신 감독 혹은 촬영지로서 일정 부분 이상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행할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여 대구·경북을 촬영지로 삼을만한 장소로 만들고 지역 출신 영화학도들이 많은 영화를 생산해 나갈 때 대구·경북의 영화 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4_b4jUd018svcirdk76xrl30m_tg3zvl.jpg


조현준 감독 프로필


(현)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교수
(전) 미국 ABC 방송국 교양프로그램 PD

학력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사
아카데미예술대학원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석사
동국대학교 영화영상제작학과 박사

부산국제영화제 대상(선재상) 및 칸영화제 초청작 외 국내외 유수영화제 수상작 연출/제작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