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추석이 다가오면 어린아이처럼 가슴이 설레곤 했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늘 기대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고, 부모님과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 순간이 기다려졌다. 삶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아 풀어놓는 시간, 그 순간을 위해 일 년을 기다리며 사는 것 같았다. 고향집에 들어서면 따뜻한 온기와 익숙한 냄새가 반겨주었고, 아버지는 언제나 밝은 얼굴로 나를 맞아 주셨다.
어머니를 비롯해 우리 형제들, 모두가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길 바랐다. 각자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둔 아픔도 있었겠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함께 가진 우리는 여전히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었다.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자란 우리는, 그 울타리를 벗어나자마자 서로의 삶을 따로 살아가야 했다. 이제는 년중 한두 번의 만남으로 수십 년을 버티고 있다.
어쩌면 인생이란 홀로 견뎌내는 것이지만, 나는 언젠가 우리 가족 모두가 다시 함께 모여 살기를 꿈꾼다. 너른 마당을 가진 예고개 산의 농장에서, 아버지가 함께 했으면 좋았을 그 공간에서 말이다. 아버지는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주시던 분이셨다. 그분이 계셨을 때의 추석은 그 어떤 명절보다도 특별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추석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병을 앓으시기 시작한 이후로, 그 설렘은 희미해져만 갔다. 처음 병원에 다니실 때는 금방 나아지실 거라 믿었다. 가끔씩은 증상이 좋아지기도 했고, 우리는 또다시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병세는 조금씩 나빠졌고, 결국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는 결국 우리의 곁을 떠나셨다. 그 순간 이후로 내 추석은 더 이상 같을 수 없었다. 명절의 기쁨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깊은 빈자리였다. 추석이 다가오면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기억들도 이맘때가 되면 생생히 되살아난다. 그때 느꼈던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았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더 그리워하시겠지만, 나는 그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른 채 더욱 미어지는 마음을 간직한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지금, 명절은 한 조각의 과거일 뿐이다. 그래도 추석이 다가오면, 그 따뜻했던 시간들을 기억하려 애쓴다. 언젠가 그때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 추억은 여전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마음 한편에 작은 기대감을 품는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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