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15)] 수필-아침 햇살 속의 이웃

사회부 0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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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이웃에 살면서 정이 들어 사촌처럼 가까운 이웃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어려울 때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고도 한다. 나의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그 여자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2월이었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 나는 그녀를 마주쳤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면 1층에서 15층까지 계단을 오르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스크를 쓴 채였다. 가끔 중앙도서관공원에서도 그녀를 보았다.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그녀와 마주칠 때면, 우리는 늘 침묵 속에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낯선 이, 어디에 시선을 둘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어느 날, 나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매일 아침마다 운동하세요? 달리기도 하시나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달리기에는 소질이 없다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신이 나서 달리기의 운동효과에 대해 설명했고, 일요일마다 모이는 우리 마라톤 클럽에 와보라고 권유했다. 자연스레, 그녀의 전화번호도 물었다. 그녀의 마스크 너머 얼굴이 궁금했던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녀는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모습을 감췄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속에서만 보이는, 수수한 그녀의 일상이 어느덧 멀어져갔다. 그러던 오늘 아침,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계단에서 나는 발소리를 들었다. 그녀일 거라는 짐작이 갔다. 놀랍게도 그녀는 이번에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맨얼굴의 그녀가 내 앞에 섰다. 수줍은 미소를 띠며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다. 나는 지난번과 같은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대신, 단순하게 물었다. "덥지 않으세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덥다고 대답했다.


엘리베이터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먼저 나가라는 의미로 입을 뗄려고 했고, 나는 신사처럼 그녀가 먼저 나갈 수 있도록 제스처를 취했다. 밝고 경쾌하게 인사하며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지난해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의 설렘을 다시 느꼈다. 내 휴대폰에 그녀의 이름은 '이웃사촌'으로 저장되어 있지만, 그녀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한 아파트에 산다는 인연으로 우리는 계속 마주칠 것이다. 그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어도 그녀가 여전히 아침 운동을 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좁은 동네에서 살아가며,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치게 될 이웃사촌. 그녀는 내게 찬란한 아침 햇살 같은 설렘을 선사했다. 문득, 그녀의 이름을 '아침햇살'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르-수필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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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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