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고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해왔다. 둘 다 사람을 다른 세계로 이끈다. 책은 두께와 상관없이 끝없는 대화로 초대하고, 여행은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언어와 풍경을 선물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아무리 많이 해도, 결국 그것이 무엇을 남겼는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지식을 얻는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게 쌓이는 그 지식들은 우리를 어딘가로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내가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무언가를 아는 것에 깊은 만족을 느꼈다. 하지만 그 만족이 자기 과시의 도구가 될 때, 지식은 표면에서 멈추고 말았다.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에 담긴 수백 장의 사진이나 기념품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일 뿐, 본질적인 여행의 의미는 아니었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해마다 다른 나라를 방문했지만, 그의 말 속엔 그 여행들이 담긴 적이 없었다. 그는 늘 "다녀왔다"는 행위만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가 진짜로 다녀온 것인지, 아니면 그저 지나친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왜 지식을 모으고 경험을 축적하려 하는가? 그것은 단지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식의 효능감, 즉 "나는 안다"는 기분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그 목적을 잃는다. 지식은 숙성되어야 한다. 그것은 곱십는 시간 속에서만 자기 색깔을 드러낸다.
나는 언젠가 책 한 권에서 이런 말을 읽었다. "성찰 없는 지식은 그저 무게일 뿐이다." 그 말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지식은 단순히 쌓아 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천천히 녹아야 한다.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발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풍경과 냄새, 소리를 내 안에 품어야만 한다.
지혜는 단순히 아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해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게 되새김질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에야 나타난다. 지식과 경험은 숙성된 사유를 거쳐야만 비로소 삶의 일부가 된다. 그 숙성의 시간을 놓친다면, 우리는 그저 두꺼운 책장과 화려한 사진첩을 가진 빈 껍데기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오래된 책 한 권을 다시 펼쳤다. 언젠가 읽었지만 아직 나의 것이 되지 않은 문장들이 거기에 있었다. 문득 웃음이 났다. 책도, 여행도, 결국 기다림을 요구하는구나. 그것이 익어가는 동안 나는 나를 더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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