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요 속에서 나는 문득, 도전의 시작이 언제나 마음을 울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운 길을 내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설렘과 희열, 가슴이 뛰는 생기. 그것이 무엇이든, 처음부터 기초를 다지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 고집이, 어쩌면 씨앗이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리는 모습과 닮아 있다고 느껴진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연적인 일, 그리고 결코 서두를 수 없는 일.
나는 종종 내 자신이 땅 속을 파고들어가듯, 배움의 뿌리를 뻗어가려는 한 그루 나무라고 여긴다. 씨앗이 뿌리를 내릴 때처럼 깊이 파고들어야만 단단히 자리 잡고 지탱할 수 있음을 안다. 그렇지 않다면, 강풍이나 폭우 같은 현실의 시련에 쉽게 휘청일 테니까. 마치 어리고 연약한 묘목처럼.
인간도 식물처럼 그렇게 배움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은 분명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은 식물의 위대함을 깨달아야만 한다. 생태계 속에서 식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존재다. 그저 그 자리에, 그 뿌리로 고요히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완벽히 채우는 존재들. 그 자체로 생태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생태계에서 오히려 교란을 일으키며 군림하려는 동물이다. 우리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균형을 뒤흔드는 흔적을 남긴다.
아침의 창가에 서서 내 앞에 펼쳐진 이 푸르른 세계를 바라본다. 식물은 무언의 가르침을 전해준다. 나는 이 작은 풀잎들로부터, 땅에 뿌리 내린 나무로부터 배움을 얻는다. 그들의 존재가 내게 말한다. 배움의 목적을 분명히 다지며,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깊은 곳에서부터 뻗어나가야 한다고. 삶의 뿌리를 단단히 내려야 한다고.
오늘 아침, 나는 나의 배움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그것은 식물의 근원적 가치에서 시작된다. 생명을 잉태하는 그 뿌리의 힘을 이해하고, 배움 또한 그처럼 조용하고 끈질기게 나의 내면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다짐.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내가 얼마나 작고 겸손하게 이 세상에 뿌리 내리고 있는지 느끼는 그 순간이야말로 내게는 진정한 배움의 시작이다.
엘리스 먼로의 이야기 속 인물들처럼, 내 삶에도 내밀한 순간들이 있다. 이 아침의 고요 속에서 내가 다짐하는 이 배움의 가치가, 언젠가 삶의 깊은 뿌리가 되어 나를 지탱해 주리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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