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 교수진을 이틀간 따라다니면서, 나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들. 누군가의 삼촌 같기도, 어린 시절 동네에서 보았던 이웃 같기도 했다. 어떤 순간에는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우리와 닮아 있었다.
우리는 같은 알타이 어족이다. 말의 뿌리가 닮았고, 문법 구조도 비슷하다. 13세기, 몽골이 고려를 침략한 뒤 혼인을 통해 동맹을 맺었으니, 그 유전자가 지금까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보다 더 가까이 느껴지는 것은, 그들의 태도였다.
그들은 부모와 어른을 공경했다. 한국에서도 익숙한 풍경이다. 식당에서 나이 많은 교수가 먼저 수저를 들기 전까지 아무도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차를 마실 때도, 앉을 때도, 심지어 대화를 나눌 때도 그들 사이에는 어떤 질서가 있었다. 나이 어린 교수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고, 연장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이틀 동안 그들과 함께하며 느낀 것은 단순한 문화적 유사성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떤 정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가치였다. 언어와 외모가 비슷해서 정감이 가는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도, 그들도 서로를 알지 못했던 먼 옛날부터 같은 방식으로 부모를 섬기고, 어른을 대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마지막 날, 몽골 교수진 중 한 명이 내게 선물을 건넸다. 짙은 색의 병이었다. ‘CHINGGIS’라는 몽골 술. 포장지에는 징기스칸의 얼굴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나는 문득 그들이 이 술병을 볼 때마다 느낄 감정을 떠올려 보았다. 자랑스러운 칸의 후예라는 긍지, 그리고 수백 년을 이어온 민족의 유산. 우리에게도 그런 감정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같은 뿌리를 가진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몽골과의 인연은 이틀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할 것이다.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 친척처럼, 우리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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