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언제나 바다 냄새와 함께 삶의 다른 결을 느끼게 하는 도시다. 나는 금년에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으로 연구라는 세계에 발을 들였고, 이곳 동아대 경영대학에서 열린 2024 추계마케팅통합학술대회는 그런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강의실 문을 열자, 긴장감이 공기처럼 흐르고 있었다. 발표를 앞둔 대학원생들은 각자의 논문을 마지막으로 훑어보며 노트북과 스크린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들 옆에 앉아 있던 나는 마치 투명한 벽 너머로 바라보는 듯했다. 그들이 느낄 긴장과 열정이 전염될 듯했지만, 아직은 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공기가 주는 어떤 에너지가 내 안에서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발표가 시작되자, 화면에 숫자와 차트, 용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 안에는 지난 학기 동안 이들이 흘린 시간과 노력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발표자의 목소리는 다소 떨렸지만, 그 떨림마저 열정의 한 조각으로 다가왔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교수들은 예리하고도 침착하게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단순히 비판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을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 작은 교실이 지적 성취의 한복판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가 부러웠다. 발표자들의 떨리는 목소리조차도. 그들은 자신의 연구를 세상에 내보이며 평가받고 있었고, 그 경험이 그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들의 발표는, 나에게도 도전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내년 이맘때, 나도 저 자리에 서야 한다.' 이 생각이 날카롭게 박혔다. 지금껏 흘려보낸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남은 시간이 아득해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엔 가벼운 희열도 피어올랐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그 방향이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내 논문, 내 발표, 그리고 내게도 올 그 순간. 나는 그것이 단순히 목표가 아니라 나를 단련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구라는 것은 끝이 없는 사고의 여정이며, 그 여정은 날 스스로 깨어있게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다.
학술대회가 끝난 뒤, 나는 교정을 거닐었다. 가을의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머릿속은 뜨거운 결심으로 가득 찼다. 시간이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제대로 붙잡는다면 경쾌한 무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 나는 어떤 논문을 들고 이 자리로 돌아올까?
나는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내 시간을, 내 생각을, 그리고 나를 더 깊고 알차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그리고 그 약속을 이루는 첫 번째 날은 바로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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