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29)] 수필-설날, 기억의 온기

사회부 0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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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의 공기는 차갑고도 맑았다. 마당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고, 부엌에서는 익숙한 음식 냄새가 퍼졌다. 몇 해 전 아버지가 떠난 후, 내가 차례를 주관하는 자리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어색했다. 손에 익지 않은 듯한 제기들을 정리하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어떤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셨을까 생각했다.


어릴 적 형제들과 쏜살같이 뛰어다니며 연을 날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손끝으로 잡고 있던 연줄을 놓치고 허둥대던 동생의 얼굴이 선명했다. 어머니가 부르시는 소리에 마당으로 들어가면,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때의 설날은 기쁨으로 가득 찬 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설날이 다가올수록 가슴 한편이 묵직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설날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들었고, 지나간 날들의 잔상을 불러왔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함께,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늘어가는 빈자리들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다. 어릴 적에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세뱃돈을 받는 날이었지만, 이제는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날이 되었다. 어쩌면 나는 더 이상 설날을 마냥 반길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날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마당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웃고 떠들었고, 어머니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손주들에게 떡을 건네고 계셨다. 나는 차례상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떠올렸다. 당신도 처음으로 조상님께 절을 올리던 날, 나처럼 무거운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졌을까.


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 제기 하나를 조심스레 바로 놓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가족의 온기, 명절 아침의 공기, 그리고 이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 그것이 나를 다시 설날로 돌아오게 했다. 새로운 해가 밝았고, 나는 그 안에서 여전히 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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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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