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106)] 수필-개념을 잡는 일

사회부 0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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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개념을 잡아라"는 말을 한다. 누군가 집중을 잃고 갈피를 못 잡을 때,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은 단순히 방향을 잡으라는 의미를 넘어서, 그 자체로 깊은 함의를 가진다. 개념이란 무엇인가? 그저 무언가를 이해하는 틀인가, 아니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나는 지난 일요일, 이 질문과 함께 하루를 온전히 보냈다.


개념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 또는 생각의 본질을 추상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공통된 언어이자 틀이다. 그러나 개념은 단순히 사전에 정의된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나름의 노력과 통찰,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일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손끝으로 잡으려는 일처럼 느껴진다. 애써 잡으려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것처럼.


나는 나만의 개념을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생각이 무르익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개념 말이다. 책을 뒤적이고, 노트를 펼쳐 끄적이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생각은 번번이 미완으로 멈췄다. '이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이 뒤따를 때마다, 마치 새벽의 안개 속에 발이 묶인 것처럼 방향을 잃었다.


그러나 어떤 통찰은 불현듯 찾아온다. 생각이 길을 잃고 고요 속에 잠긴 순간, 한 조각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개념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경험과 이야기를 토대로 형성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개념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언어를 통해 표현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연결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의미 있는 개념이 아닐까?


개념의 본질은 그것의 추상성에 있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어로 그것을 정의한다. 언어는 개념의 집이자 다리이다. 우리의 생각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경험을 묶는 끈이다. 나는 이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내가 찾고자 했던 개념이란 무엇인지 되돌아보았다.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언어로 꿰어내는 과정 자체가 개념을 잡는 일이 아닐까?


지난 일요일,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그날의 고민은 허사가 아니었다. 생각의 씨앗은 심어졌고, 언젠가 싹을 틔울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아직 미완의 상태지만, 나만의 개념이 만들어질 날이 오리라. 그 개념이 세상 속에서 공명하며 더 큰 의미로 확장되기를, 나는 조용히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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