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가 사는 시골 동네에서도 '갑질'인가? <한국유통신문.com>

선비 0 27,676
차홍규 (1).png
▲차홍규 교수/조형 작가
 
 
화성시 한 사립고교 초빙교장 1년만에 직위해제를 보고
 
 
요즘 ‘갑’질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시골인 화성시 송산면입니다. 포도산지로 유명한 한적한 시골인 이곳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우리 고장에서 하나뿐인 사립 고등학교에서 초빙교장 임기는 3년임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직위 해제시켜버렸습니다.
 
저도 20대에 사립대학에 교수가 됐고, 못된 사학의 횡포에 똑같이 직위 해제를 당한 경험이 있었던 터라 남의일 같지 않습니다. 서슬 퍼렇던 5공 시절임에도 대학 측의 부당한 처사에 굴복치 않고 끝까지 재판을 통해 부당성을 밝히고 승소한 경험이 있어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이사장 측에서는 7가지의 이유를 들어 해제 사유를 밝혔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말처럼 ‘털어 먼지 안나는 사람’ 있겠나 싶습니다.
 
만약, 교사나 학생 측에서 학교 측에 불만을 제시할 경우에 이사장 측에세서는 어떻게 했을까. 이런 경우 모두 해고되는 것이 ‘사립학교의 칼’이다 싶습니다.
 
사립은 학비도 비싸고, 교직원들은 하루아침에 밥줄 끊길까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현실이 또하나의 비극을 만들었습니다.
 
초빙교장이라 함은 학교가 원하고, 교장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서 임기동안 혼신을 다해 일하고자 선택하고, 결정된 곳인데, 단 1년 만에 목을 친 것은 사립고의 횡포이자 교육계의 현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런 일에도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일까.
 
당연히 우리나라에 건전한 사학이 많지만, 일부 사학은 썩을 대로 썩어 재단의 이사장은 김일성 왕국 또는 교주처럼 행세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동네의 고등학교는 참으로 시설이 열악해서 교무실에 가보면 교사들이 낡은 책걸상에 다닥다닥 붙어 근무를 합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이사장 스스로 변명을 하는 와중에 “학교를 일 년에 두세 번 정도도 안 간다”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사장실은 일 년에 혼자 두세 번 쓸텐데도 무척이나 넓고 집기도 좋다고 합니다.
 
초빙교장은 미국에서 석·박사를 졸업한 엘리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사를 보면 이사장의 부당한 학사운영 개입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일하다 직위해제를 당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욱 이 학교는 이사장의 친동생이 학교 재무를 총괄하는 행정실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학교의 모든 돈을 주무르고 있다는데, 최근에는 교장실의 열쇠를 임의로 바꾸고는 교장이 교장실에 출입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우기 교장실에도 못들어가게 하면서 출근을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곳이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참으로 개탄한 일입니다. 어찌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아니러니 합니다. 제가 처음 중국에 가니 중국이 이상한 나라로 보였으나, 한동안 있다 보니 이상한 것은 중국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였습니다.
 
이번 우리 고장의 고등학교 사태는 동네일이지만,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 우리나라의 일입니다. 같이 관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끝까지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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